''붉은 고추장처럼 뜨러궁 내사랑을 받아줘''
''하얀 치약처럼 순결한 마음을 전할래''

오는 14일은 연인에게 선물주는 날인 화이트데이.

유통업체들의 상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신세대에게는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명절"이 됐다.

문제는 어떤 선물로 연인의 마음을 끌어당길 것인가.

사탕이나 초콜릿처럼 틀에 박힌 선물들은 신세대의 성미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까르르 웃기는 유머와 절실한 마음을 함께 담은 선물
고르기가 쉽지도 않다.

백화점 편의점 팬시점 등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신세대들의 고민에 착안,
깜짝 놀랄만한 이색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올 화이트데이에는 IMF분위기를 의식한 아이디어성 상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커플형 =화이트데이 선물의 기본은 "너랑 나랑 사랑하는 사이"임을 강조한
커플형.

연인과 나눠서 사용할 수 있는 세트상품들이 많다.

손목시계 셔츠 면바지 등은 물론 야광팬티 물방울팬티 란제리 브래지어 등
대담한 속옷도 나왔다.

커플 향수나 커플 반지도 화이트데이 특수를 타는 상품들이다.

휠라코리아는 어두워지면 하트모양과 "I love you"라는 영문글자가 나타나는
러브팬티를 내놓았다.

사람이 사랑할 때면 체온이 섭씨 1도가 올라간다는 점에 착안, 어두워지면
"37.5도"라는 표시가 선명해지는 온도계 팬티도 이 회사의 제품이다.

SK텔레콤의 커플형 호출기(삐삐)도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제품.

삐삐 두개에 번호와 음성사서함은 하나만 부여해 마치 한개처럼 쓸 수 있다.

두개를 짜맞추면 하트모양이 되며 음악이 흘러나온다.

<>고백형 =푸짐한 사탕상자나 장미꽃 한다발에 사랑을 실어보내는 고전적
상품도 여전히 인기다.

(주)굿데이 굿플라워(02-567-8083)는 장미와 계절꽃을 담은 플라워박스에
사탕바구니와 메시지카드를 곁들인 신상품을 내놓았다.

전국 배달도 가능하며 소비자가는 5만8천원.

밋밋한 보통상자 대신 리본 반짝이 스팡글 등으로 깜찍하게 장식한 상자에
사탕 초콜렛 쿠키 등을 담은 선물세트도 늘어나고 있다.

<>유머형 =갤러리아백화점이 판매하는 "Mr.프렌들리 화이트"는 수정액을
"화이트"라고 부르는 점에 착안한 상품.

이름은 화이트이지만 흰색외에 분홍색 하늘색 보라색 초록색 등의 수정액
으로 신세대의 칼라감각을 살렸다.

미백치약과 치솔을 함께 포장한 선물세트나 사탕꾸러미 속에 사각형 또는
원형모양의 작은 고추장병을 넣은 선물도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드는 이색상품
들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전진환대리는 "신세대들은 솔직하고 위트가 넘치는 상품을
선호한다"며 "고급 의류나 반지를 받는 것보다 재치있는 선물에 더 감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버형 =올해 유통업체들의 화이트데이 판매경쟁은 사이버공간으로도
옮겨 붙었다.

현대백화점은 14일까지 자사 홈페이지(www.hyundaidept.com)에서 추천선물
판매와 함께 멋진 커플사진을 보낸 고객에게는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벌인다.

롯데백화점(club.shopping.co.kr)도 "로맨틱 화이트데이" 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유진박CD 핸드폰 등을 선물로 준다.

한솔쇼핑몰(www.hansoles.co.kr)도 화이트데이 선물코너를 운영중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