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극 "전원일기"가 오는 21일 TV 드라마로서는 최장수 기록인 9백회를
맞는다.

지난 80년 10월 "박수칠때 떠나라"로 첫 편을 선보인 이래 19년 5개월만
이다.

장수 프로그램이다 보니 담당 PD만도 13명, 작가는 모두 10명이 이 드라마를
거쳐갔다.

그 중 가장 오랫동안 "전원일기"를 지킨 사람은 작가 김정수씨.

81년 5월부터 13년여동안 무려 5백여편을 썼다.

가족끼리의 아기자기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잘 그리는 것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김씨는 이후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를 거치며 스타 작가로
자리잡았다.

최불암 김혜자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등 주요 출연진은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안방을 찾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드라마가 장수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9백회에 이르는 동안 변화도 많이 겪었다.

96년 11월부터는 현대화된 농촌의 새로운 모습을 담기위해 5년을 뛰어넘는
것으로 상황을 바꿨다.

꼬마 아이던 영남(남성진)과 복길(김지영)은 어느덧 성인으로 성장했다.

장수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의 고생도 만만치않다.

무엇보다 소재의 고갈이 가장 큰 문제.

농촌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9백회나 그리다보니 어쩔수없이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농사일이란게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인만큼 소재의
폭이 더욱 좁을 수 밖에 없다고 제작진은 하소연한다.

기획을 맡고있는 박복만 책임PD는 "19년전에 비해 도시와 농촌의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농촌 드라마라는 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PD는 "농촌이란 소재의 특성을 살리면서 홈 드라마의 성격을 더욱 강하게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9백회 "형제"편은 김회장의 주워온 막내아들
금동(임호)의 결혼을 둘러싼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