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의 시장개방과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철폐가
빨리 이뤄지지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즉각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9일 한국에 진출한 유럽기업들의 모임인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 무역장벽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자동차 자본시장 제약 물류 등 교역대상 전반에 걸쳐
한국시장이 아직도 폐쇄적이고 외국기업에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한 EU대표부 프랑크 헤스케 대사는 "한국과의 무역장벽 및 통상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즉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해 유럽기업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헤스케 대사는 "EU기업들이 공식 제기한 통상 현안을 신중하게 평가 분
석한 다음 통상 협상 의제로 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기업들의 이같은 통상문제 제기에 대해 헤스케 대사는 "일차적으로
한국 당국자와 협의를 통해 해결되기를 원한다"면서도 "양국간의 협상
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서슴치않고 제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헤스케 대사는 "EU는 지난 96년 이후 WTO에 41건 이상의 통상 분쟁
심의를 제기했다"고 밝히고 "한국의 경우 지난해 무역 장벽 해소에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앞으로 추가적인 통상 분쟁이 생기면 WTO에 제소할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발 통상이슈 발표회에서 베르너 디 그레슬페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한두 달 사이에 한국의 분위기를 보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이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만
진실은 냉정하다"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나치면 과거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이 방향을 바로 잡았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은 더 길고 험난
할 것"이라면서 "올해도 역시 개혁을 가속화하는 한 해가 돼야한다"고
충고했다.

이동우 기자 leed@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