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부친의 시신 도굴사건은 당초 부장품을 노린 범죄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신 회장 부친의 시신을 도굴한 뒤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용의자
2명중 달아난 주범 정금용(39.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씨를 8일 낮 12시40분께
대전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정씨가 "재벌그룹 총수인 신 회장 부친의 묘에는 값 비싼 부장품이
많을 것 같아 도굴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이날 낮 12시 20분께 충남지방경찰청 폭력계에 자수의사를
밝혀 20분뒤인 12시 40분께 대전시 중구 중촌동 A해물탕집에서 붙잡았다.

정씨는 경찰에서 "묘지를 팠으나 막상 별다른 물건이 없어 시신의 일부를
떼어내 내가 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정씨가 이미 검거된 임씨와 나 외에 다른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측은 이날 그룹회장 부친 시신이 안치된 울산 언양 보람병원
영안실 광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떤 형태로 장례를 치를지 유족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조문객은 받지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지난 7일 밤 도착한 시신일부에 대해 이날 오전 9시부터 한시간
동안 안길수 병원장의 집도로 봉합수술을 가졌다.

안 원장은 "도굴된 시신 일부와 나머지 시신의 상태가 달라 봉합수술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