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 체제" 구축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됐다.

현대는 8일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과 정몽규 부회장을 각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회장으로 내정하는등 정 명예회장 분가에
따른 회장 및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는 유인균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인천제철 사장, 노관호
인천제철 사장이 현대자동차 사장에 내정되고 현대자동차에서는 이방주
사장이 현대산업개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인사로 정몽구 회장 아래 박병재 부회장과
노관호-이유일-이계안-이충구 사장 등 네명의 사장이 포진한 새로운 체제를
갖추게 됐다.

정몽구 회장의 측근들을 자동차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MK(정몽구 회장
영문 이니셜) 체제" 구축이 마무리됐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현대산업개발 역시 정세영 명예회장과 정몽규 회장,
이방주 사장을 축으로 하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대 관계자는 "자동차 경영체제의 정비로 기아자동차의 조기정상화는
물론 이를 통한 자동차부문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에서 사장급 대표이사 발령이 나지 않아 현대자동차는 당분간
정몽구 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굴러가게 됐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큰데다 정몽구 회장이 그룹 회장을 겸임해 바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곧 임시주총과 주총을 열어 사장급 가운데 대표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노관호 사장의 현대자동차
복귀.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은 정몽구 회장 체제 구축과 정세영 명예회장 퇴진에
따른 공백을 메울 최적임자로 이미 노 사장의 복귀를 점쳐 왔다.

노 사장은 인천제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30년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부문에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이번에도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내영업 애프터서비스
등을 총괄하게 된다.

유인균 사장은 현대산업개발을 경영하면서 정부발주공사 규모를
1천2백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늘리고 토목공사 현장도 30여곳에서
1백여곳으로 늘리는 등 경영수완을 발휘한 점이 인정돼 인천제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노 사장과 유 사장은 정몽구 회장과 경복고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현대는 이날 회장과 사장단 외에 부사장들의 인사도 실시했다.

윤주익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인천제철로, 박완기 인천제철 부사장을
현대자동차로, 김판곤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현대산업개발로 각각
수평 이동시켰다.

이와 함께 조양래 현대자동차써비스 사장은 현대자동차 비상임고문으로
임명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