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부친의 시신을 도굴한 뒤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용의자 중 1명이 대전에서 붙잡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전동부경찰서는 7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임종순(34.다방업.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587의 3)씨를 사체손괴.영득 및
공갈 등 혐의로 긴급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주범격인 정금용(39.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남아파트 101동 1006호)씨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임씨의 진술을 근거로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소재 임씨가 운영하는
흙다방 3층 옥상 폐 오락기 안에서 도난당한 신회장 부친 신진수(73년 작고)
씨의 유골일부도 발견, 대전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유골은 발견 당시 검정색 비닐봉지와 마대 등으로 4~5겹이나 싸인 상태였
으며 보존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께 범행에 사용된 대전 1호 20XX호 프린스승용차를
이들에게 빌려준 김모씨의 제보를 받고 임씨를 유인, 오전 8시께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김씨집 앞에서 임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결과 임씨 등은 지난 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모 공구상
에서 묘지 도굴에 사용할 곡괭이 등을 산 뒤 같은날 오후 2시께 김씨에게서
빌려두었던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대전을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오후 3시께 울산시 울주구 언양읍 언양 톨게이트에 도착해 부근 아파트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식사를 했다.

이들은 이어 오후 8시께 신회장 부친의 묘가 있는 언양읍 구수리 충골산
에 올라가 5시간여의 도굴작업 끝에 다음날인 4일 오전 1시께 시신의 일부
를 수습, 대전으로 돌아온 뒤 이를 임씨가 운영하는 다방 옥상에 감춘 것으
로 밝혀졌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