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부친이 묻혀있었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충골산 중턱 묘소는 5일 현재 유골을 파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

태화강 줄기가 바라보이는 3백평 정도 규모의 묘소에는 신 회장의 부모가
함께 모셔져 있고 이중 오른쪽에 위치한 부친 신진수씨(73년 작고)씨의 묘만
파헤쳐져 있는 상태.

묘는 북서향으로 높이 70cm, 둘레 30여m의 대리석을 둘렀으며 양친 묘소
중간에는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상석이 놓여져 있었고 도굴된 부친
묘 옆에는 비석이 서 있었다.

부친 묘는 깊이 2m 가량까지 파헤쳐졌고, 길이 3m, 너비 1m의 철제관도
윗부분 절반정도가 뜯어져 있었다.

무덤 주변에는 파낸 흙과 철제관을 둘러싸고 있던 길이 1.5m, 너비 30cm
크기의 나무판 10여개가 흩어져 있었다.

<>.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의 선친 신진수씨는 지난 68년께 고향을 떠나 73년
작고할 때까지 서울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일가 친척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던 곳은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일대.

주민들은 신씨가 당시 큰 부자는 아니었으나 머슴을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살림이 넉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8~69년중 울산국가산업단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대암댐(69년 12월 준공)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수몰, 신씨 일가 40여가구가
이주해 대부분 흩어졌고 이때 신씨는 서울로 갔다.

신씨는 상경후에도 매년 4~5차례 고향을 찾아와 친.인척들을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8촌인 신정호(73.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씨는 "신회장 선친과
신 회장이 이곳 친인척들을 많이 도왔다"며 "좋은 일을 많이한 분들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하는지 모르겠다"며 흥분했다.

삼동면 둔기리에 있는 신회장의 별장 관리를 맡고 있는 먼 친척 신기엽(74)
씨는 "지난 4일 오후 서울로부터 전화를 받고 유골도난 사실을 알았다"며
"최근 무덤과 관련된 경고를 받거나 비슷한 조짐도 없었다"고 밝혔다.

<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