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일가간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 주식 맞교환으로
정세영 명예회장은 명예롭게 퇴진, 새로운 살림을 차리고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갈 수있게 됐다.

현대 관계자는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현대산업개발의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했다는 것은 곧 자동차를 이끌어온 그의 공로를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이로써 현대 일가의 갈등설도 해소될 것"을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세영 명예회장이 명예롭게 퇴진함에 따라 정몽구
회장도 자신의 의도대로 현대자동차 경영진을 재편해 회사를 이끌어갈
수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의 ''MK(정몽구 회장의 영문이니셜)체제'' 구축이 완료되는
셈이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만나 자신의
현대자동차 경영 은퇴를 결정한 2일 회장단 회의 결과에 전적으로 승복
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세영 명예회장의 이같은 뜻을 받아들여 다른 회사를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정몽구 회장 등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당초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대형상용차 공장)을
넘겨 주겠다고 했으나 정세영 명예회장이 "자동차 사업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완곡히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2차로 대상에 오른 회사가 현대산업개발과 인천제철.

정세영 명예회장이 두 회사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최종 결정은 5일 아침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세영 명예회장이 만난 자리에서
내려지게 되나 정세영 명예회장이 "형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변화될 가능성은 없다.

정세영 명예회장의 분가가 결정됨에 따라 정몽구 회장은 후속조치의 하나로
관련회사의 경영진 교체및 보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측근인 노관호 인천제철 사장이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유인균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인천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령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앞서 4일 현대산업개발 김원갑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재경본부장으로 영입하고 그룹 홍보실격인 현대 PR사업본부의 김상욱
이사대우를 홍보팀장으로 발령하는 등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인사 총무 재경 홍보 등 핵심부서에 모두 비현대자동차 출신이
배치됐다.

현대자동차에 다른 계열사 임원이 배치되기는 지난 88년 이후 처음이다.

재경본부장을 맡았던 김호경 전무는 기획실장으로, 기획실장이던 김상권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마북리 선행연구소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디자인 실장인 박종서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