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리스가 24일 은행 투자신탁등 채권금융기관들에게 앞으로 교환에
돌리는 채권에 대해선 부도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통보, 경영 정상화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24일 개발리스 관계자는 "최근 일본 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이 지급제시한
89억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한 이후 다른 채권기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어음이 교환에 들어오면 무조건 부도처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부분 채권단도 이같은 입장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개발리스는 지난1월 25일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85%(채권금액 기준)의
채권단 동의아래 채무구조조정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꾀해왔다.

일본 오릭스 등 주주들이 5백억원 규모의 증자를 하는 대신 채권단은 총
4조3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덜어줘 개발리스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

그러나 구조조정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외국계 금융기관및 일부 종합금융사
가 채무조정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어음을 돌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얼마전 아랍은행및 한불종금이 돌린 각각 40억원과 36억원어치의 어음은
피사취 부도처리하는 형태로 수습했었다.

그러나 스미토모은행의 어음은 이같은 편법처리조차 어려워 결제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계는 개발리스의 이번 방침에 대해 자칫하면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채무조정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외국계 기관들이 여론의 비난에 개의치 않고
어음을 돌리면 부도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파산신->법원 파산선고->파산 집행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도가 나면 가교리스사로 자산과 부채를 이전시키기도 어려워진다.

이 경우 은행 등 국내 채권기관들의 손실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은행권이 개발리스에 대해 2조1천1백억원(전체의 48.76%) 채권을 갖고
있으며 투자신탁사 9천6백억원(22.17%), 종합금융사 5천2백10억원(12.01%),
리스사 3천1백30억원(7.22%), 외국금융기관이 2천4백90억원(5.72%)의 채권을
갖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리스구조조정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이같은 상황이 초래됐다"며 "어떤 형태로든 금융혼란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