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연설(3월8일) 문제를 놓고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자신이 먼저 추진한 이 연설을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 선수를
쳐 3월2일 앞당겨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야당총재의 해외일정중 가장 중요한 행사를 여당 수뇌부가
의도적으로 "김을 뺀"데 대해 "여권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딴죽을 건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조 대행의 하버드대 연설을 이 총재의 경기고.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친구인 이홍구 주미대사가 주선했다는 것도 더욱 감정을 상하게 하는 부분
이다.

한나라당 정형근 기획위원장은 "하버드는 조 대행이 먼저 연설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이 총재의 양해를 구하는 편지를 보내 왔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하버드대에서 보낸 편지
내용에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례상 야당총재가 방문하면 주재국 대사관은 환영연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와 이 대사가 어떤 표정으로 얼굴을 맞댈지 관심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