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일명 백제대향로, 국보 287호)가 발굴된 것은
우연이었다.

93년 국립부여박물관이 능산리고분군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때 기대하지도
않았던 향로가 출토됐다.

출토당시 원형 그대로 나온 것도 행운이었다.

한때 이 향로가 녹슨다고 논란이 인 적이 있었으나 지금 국립부여박물관에
잘 보관돼 있다.

발굴당시 일본신문들은 컬러특집을 하면서까지 이 향로에 대해 관심을
쏟았다.

백제대향로(높이 64cm)에는 74곳의 봉우리가 조각돼 있다.

또 봉황, 용을 비롯한 상상의 동물과 길짐승 물짐승까지 합쳐 모두 65마리의
동물들이 표현돼 있다.

윗부분의 봉황은 양, 밑부분의 용은 음을 상징한다.

연꽃 등 상서로운 꽃들도 곳곳에 새겨져 있으며 5인의 악사와 신선 등
16인의 인물상도 드러나 있다.

이 향로는 국가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향로를 통해 조상과 하늘, 또 신선을 숭배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봉래산은 전설상의 산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산인듯 웅장하고 화려하게
조각됐다.

그곳에 사는 오악사나 신선들은 모두 웃고 있다.

그야말로 천인합일, 음양합일의 예술적 표현이다.

우리 민족이 갖고 있던 여유와 멋이 깃들어 있는 명품이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