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국제뇌물 규모는 지난 96년을 기준으로 연간
1천6백70억달러(2백조원)에 이른다.

이는 90년 당시 4백40억달러(53조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미 국무부는 96년 국제입출중 뇌물을 통해 성사된 계약은 1백39건으로
추정했다.

6백4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뇌물을 위해 세탁되는 돈은 세계 총생산(GDP)의 2~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뇌물제공행위가 지탄을 받은 이유는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선 건전한 경쟁을 가로 막는다.

뇌물을 주고 받는 개인이나 기업 이익은 늘어나지만 그 비용은 납세자와
소비자등에게 전가된다.

예컨대 대형전력공사에 뇌물이 개입해 공사대금이 부풀려지면 궁극적으로
납세자가 비싼 전력요금을 물어야 한다.

케냐의 터크웰 조지댐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86년 프랑스 업체는 조지댐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케냐의 EC(유럽연합) 대표부에 따르면 당시 공사가격은 경쟁입찰의 2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이 댐의 전력생산 비용은 다른 댐에 비해 2.4배나 많았다.

전력요금이 올라감에 따라 납세자가 비싼 전기료를 지불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국제투명성기구(TI) 영국 지부는 국방부 무기구매 뇌물사건의 피해규모가
계약금액(2백25만달러)의 1백배인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첨단기술 습득실패등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그렇다는 얘기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