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장실의 캐비넷을 없애라"

보름새 박종세 전 청장과 김연판 전 의약품안전국장이 잇달아 수뢰혐의로
구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비리근절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식약청은 최근 여러차례 간부회의를 갖고 "뇌물수수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간부회의 석상에서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 중의 하나가 바로 캐비닛 치우기.

국.과장실에 있는 캐비닛을 밖으로 옮기고 칸막이도 없애자는 안이 나왔다.

김연판 국장의 캐비닛 안에서 거금이 나와 현행법으로 구속된 사실을 중시
한 결과다.

식약청 간부들은 이와 함께 신제품및 신약의 인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민원인이 납득할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공무원의 늑장행정때문에 인허가를 빨리 받고자 하는 업체로부터
공무원들이 금품을 받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또 인허가와 관련된 사항을 인터넷을 통해 공지함으로써 담당공무원과
업체관계자의 접촉횟수를 줄이자는 방안도 나왔다.

또 김연판 국장이 캐비넷에 현금을 넣어뒀다 사실상 "현행범"으로 구속된
점을 감안, 국과장실에 있는 캐비넷을 바깥으로 꺼내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과장실을 가리는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허근 식약청장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미국식품
의약국(FDA)처럼 전문성있고 권위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 정종호 기자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