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 이중섭"이 겨울 화단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734-6111)에서 열리고 있는 "이중섭
특별전"에 관람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평일엔 1천-2천명, 휴일에는 2천-3천명의 미술애호가들이 전시장을 찾는다.

관람객이 가장 적다는 월요일에도 1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들어올 정도.

지난달 21일 개막한 이후 지금까지 전시회를 본 사람수는 3만5천여명에
달한다.

IMF체제아래서 움추러든 미술계의 상황을 감안하면 유례없이 높은 열기다.

갤러리 현대는 이같은 호응을 감안, 당초 이달 21까지로 잡았던 전시일정을
3월 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워낙 관람객이 많아 설 연휴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 계획이다.

이중섭전이 높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의 명성에 비해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

1955년 미도파화랑전과 1972년 현대화랑전, 1986년 호암갤러리전이 열렸을
뿐이다.

이번에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는 주요 작품이
거의 다 나온 것도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소" "흰소" "달과 까마귀" "가족" 등 유명작품은 물론 은박지화 데생
수채화 편지 미공개자화상까지 고루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현대측은 지난 8일 "신문 보는 사람들" 등 뉴욕 근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은박지화의 사진 3점을 가져와 추가로 내거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전시장 한쪽에서 판매되는 이중섭 관련 문화상품도 인기가 높다.

특히 "흰소" "달과 까마귀" "봄의 아이들" 등을 석판 오프셋으로 인쇄해
액자에 넣은 그림(15만원)과 은박지 엽서그림(2만원)이 잘 팔린다.

이중섭 강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유홍준 교수(영남대)의 강연엔 8백여명의 인원이 몰렸다.

오는 19일 오후 2시에는 이화익(갤러리 현대 디렉터)씨가 "이중섭의 예술과
삶"을 주제로 강연하고 3월5일 오후 2시에는 유홍준교수의 앙코르 강연이
마련된다.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는 일반 3천원, 학생 2천원, 단체 1천5백원이다.

박명자 갤러리 현대 사장은 "앞으로 단체입장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관람객이 5만명을 넘어 설 전망"이라면서 "설 연휴기간에는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