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부실채권 매입에 주력했던 성업공사가 올해부턴 이를 다시
되파는 일에 힘을 쏟는다.

매각대상은 국내외 투자가 모두다.

그동안은 주로 외국 투자은행등에 팔아왔다.

그러나 이제부턴 국내 투자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키로 했다.

물론 가격은 헐 값이다.

성업공사가 부실채권을 사들일때 부터 싸게 샀기 때문에 되파는 가격도
낮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중엔 투자가치가 충분히 있는 "부실 아닌" 부실채권도 있어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되팔 부실채권은 =성업공사가 갖고 있는 부실채권은 작년말 현재 약
40조원에 달한다.

이중 매각 가능한 채권은 약 12조원.

담보가 있는 일반채권이 6조5천억원, 법정관리 화의 등 법원의 결정에 의해
상환조건이 장기 저리로 조정된 특별채권이 5조3천억원 어치다.

나머지 담보로 잡았던 부동산이 2천억원어치 정도다.

이들 채권을 성업공사는 매우 싼 값에 사들였다.

담보가 있는 "일반담보부채권"은 가용담보가의 45%의 수준에 매입했다.

담보가 없는 "무담보채권"의 경우 원금채권액의 3%에 샀다.

무담보채권은 담보를 잡지 않고 신용으로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값을 더 싸게 매긴 것이다.

<> 어떻게 파나 =일단 부동산은 경매방식으로 판다.

일반 부동산 경매절차와 거의 비슷하나 법원경매와 구별해 흔히 "공매"로
통용된다.

일반인이나 기업은 이 공매를 통해 시가보다 싸게 담보물건을 살 수 있다.

또 최근 선보인 방식이 "유동화"다.

가공회사(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설립되는 유동화전문회사에 부실채권을
넘기면 그 회사가 증권을 발행하고 그 부실채권을 관리 운용 처분해 얻는
수익으로 증권의 원리금이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의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경우
이익을 더 올릴 수 있다.

성업공사는 작년말 부실채권 5천6백46억원어치(원금기준)를 36%인
2천12억원으로 평가받아 미국의 부동산 투자기관인 론스타와 합작한 유동화
전문회사(SPV)에 넘겼다.

SPV 지분은 성업공사가 30%, 론스타가 70%.

따라서 성업공사는 론스타의 출자분만큼을 즉시 회수할 수 있다.

잔여이익분배조건부(RRS:Residual Retention Scheme) 자산매각방식이란
것도 있다.

투자자가 SPC를 통해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을 매수하면서 원금의 10%만
매입대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로 화의 법정관리기업에 대한 채권에 적용된다.

성업공사는 인가취소된 종합금융회사로부터 인수한 채권중 법정관리나
화의인가 결정이 난 (주)진로 등 13개 기업의 채권 2천80억원어치(원금
기준)에 대해 이 방식을 적용했다.

성업공사는 매수자인 골드만삭스로부터 2백55억원(원금의 12%)을 받고
앞으로 일정한 내부수익률을 웃도는 수익(잔여이익)이 있을 경우 이를 나눠
갖기로 했다.

성업공사는 앞으로 다양한 방식을 개발해 부실채권을 매각할 계획이다.

특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식으로 부동산이나 공장의 가치를 높인 뒤
처분하는 방식도 본격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