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햇동안 대기업들이 기업합병이나 영업양수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밝힌 98년 기업결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은
총 4백86건으로 97년의 4백18건에 비해 16.3% 증가했다.

외자유치 차원에서 추진된 외국인 기업결합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 금액
기준으로 9배가량 늘어났다.

<>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 =기업결합이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된 점이
눈에 띤다.

이는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끼리 합병하는 수평결합이 전년보다 두배이상
많은 1백72건을 기록한데서 알 수 있다.

또 기업결합수단도 합병과 영업양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해 4백86건의 기업결합중 합병은 1백51건, 영업양수가 81건으로 97년
보다 각각 76건, 58건이 증가했다.

반면 신규 사업진출의 경우 97년 1백33건에서 1백건으로 줄었다.

그룹들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관련 사업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
으로 기업슬림화에 치중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단순히 계열기업간 합병만으로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됐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재무구조개선이나 핵심역량 강화차원이 아닌 숫자 줄이기에 급급한 기업
결합은 구조조정 추진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 5대 재벌보다는 6대이하 그룹이 활발 =30대 그룹 내부를 보면 5대 재벌
보다는 6대이하 그룹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금운용여력이 큰 5대 재벌보다는 6대 이하그룹이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 작업이나 계열사 정리에 더 적극적이었던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대이하 그룹은 98년 한햇동안 68건의 기업결합을 했다.

이중 합병과 영업양수로 몸집을 줄인 경우가 67.6%인 46건이다.

5대 재벌의 경우 69건의 기업결합중 합병과 영업양수는 34건으로 절반에
못미쳤다.

<> 외국인 투자 대폭 증가 =외국자본에 의한 기업결합이 크게 늘어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외국인 M&A(인수합병)은 1백32건 74억달러로 97년의 19건 8억4천만달러보다
각각 7배, 8.8배 늘어났다.

이는 97년말 외환위기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외자도입을 적극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신고기준으로 외국인투자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결합은 한솔제지가 싱가포르
의 델피니움사에 신문용지제조부문을 9억7천만달러에 판 사례였다.

또 삼성중공업이 중장비제조부문을 7억2천만달러에 스웨덴 볼보사에, 대상이
라이신사업부문을 6억6천만달러에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한 것도 규모가 큰
기업결합으로 꼽혔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