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터넷 주식은 1백년전 영국 전기 회사 주식의 복사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미국의 인터넷 주가 폭등에 대해 이같이 경고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1882년 전기 회사 주식이 폭등했다가 다시 폭락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는데 인터넷 주가가 그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있다는 것.

저널은 특히 영국의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지가 1882년 5월20일자에서
전기 회사 주가의 폭락 가능성을 지적했던 기사를 찾아내 인용했다.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전기는 대단한 발명이고 관련 산업의 장래가 매우
밝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기공급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이같은 기사를 게재했던 것은 그때 막 창업되기 시작한
전기공급 회사의 주식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가 나가기 2주전 영국에서는 16개의 전기공급 회사가
한꺼번에 상장했고 이들 주식은 상장되자마자 "황제주"로 등극했다.

가스를 조명원료로 쓰던 당시에 전기는 대단한 발명이었고 장래가 탄탄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하몬드라는 회사의 주식은 주당 2파운드에 상장한지 3-4달도 안돼
주가가 10배이상 치솟았다.

다른 회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덕택에 전기공급 회사들은 순식간에 지금 돈으로 2억1천만달러나 되는
거액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주가폭등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하몬드사의 주식은 한달후 15파운드로 떨어졌고 연말엔 3파운드로 곤두박질
쳤다.

하몬드와 비슷한 회사들이 3년후엔 아예 문을 닫아야 했다.

이코노미스트의 경고가 무서울 만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의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이코노미스트는 다시 이
신문을 인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전망은 의심할 여지없이 밝다. 그렇다고해도 요즘의 인터넷
관련 주가 폭등은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