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당 안팎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동요 기미가
보이고 있는 수도권 의원 다독거리기에 나섰다.
박관용 부총재는 2일 이 총재를 대신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인천지역 출신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당초 이 총재가 만찬을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심한 감기 몸살로 박 부총재를
대신 보내 이들의 얘기를 들은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에는 경기지역출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이 총재의 몸은 영남에 가 있으나 마음은 늘 수도권
에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고민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음을 전하는 얘기다.
이 총재의 이같은 움직임은 벌써부터 설 연휴를 전후로 해 탈당할 가능성이
높은 의원 8명의 명단이 나돌 정도로 당이 동요하고 있는데 따른 것.
탈당설이 나도는 의원은 모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다섯 명의 L의원과
두 명의 P, 그리고 J의원 등이다.
이 총재는 여권의 정계개편 기도를 차단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무기인
영남 장외집회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영남권에 기대는 듯한 당의 행보는 오히려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이 소외되는 듯한 현상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는 여권의 정계개편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데 이 총재의 딜레마가 있다.
이날 인천지역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박 부총재는 오는 5일로 예정된 인천
집회에 대해 소극적인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을 의원들이 나서 설득하는 등
집회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