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대상국이 올들어 수입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커졌다.

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해외 무역관 조사를 통해 내놓은
"99년 세계 무역장벽 전망"에 따르면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대만 동남아 중남미 등 개도국도 앞다퉈 수입규제조치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9개국은 1월말 현재 한국산제품에 대해 20건의 덤핑수출여부를
조사중이며 49건에 대해선 수입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규제 대상이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섬유 조선 등 한국의 주력수출품목
이어서 우리 수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수입규제 방법이 반덤핑관세 부과에서 나아가 제품의 기술규격, 특허권
보호, 판매및 유통단계 규제, 위생및 검역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KOTRA는 정부 차원의 통상외교활동 강화는 물론 민간 차원의
자구노력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미주 =수입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올해 무역적자가 3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무역장벽
을 높이고 있다.

현재 컬러브라운관 등 15개 품목에 대해 수입 규제하고 있으며 스텐레스
냉연강판 등 4개품목에 대해 덤핑수출 여부를 조사중이다.

특히 미의회와 업계는 철강수입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교역상대국의 불공정무역에 보복할수 있는 "슈퍼 301조"도
부활시킨바 있어 통상압력도 강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남미도 브라질 금융위기에 따른 외환사정 악화로 수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멕시코는 올초부터 수입관세를 소비재의 경우 최고 10%포인트, 자본재와
원부자재 등 중간재는 3%포인트 올렸다.

멕시코 정부는 관세인상을 잠정조치로 밝히고 있으나 무기한 적용될 가능성
이 크다.

이번 인상으로 컴퓨터 오디오 영상기기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의 대멕시코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멕시코는 또 한국산 상품에 대해 올초부터 세관검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철강제품에 반덤핑 조사를 준비중이다.

콜럼비아는 한국산 폴리에스터 원사에 대해 올 6월말까지 수입수량을
제한하고 있으며 긴급관세 부과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시켰다.

아르헨티나도 아시아산 수입품에 대해선 세관검사를 강화, 가장 엄격한
통관물품 검사방식인 "까날 로호"(적색선)을 적용하고 있다.

브라질은 스테인레스강 업체인 아세시타사가 한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산 직물류에 대해선 일정가격 이상으로 수입
하도록 최저가격제를 실시중이다.

<> EU =유럽도 아시아 경제위기로 아시아산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반덤핑
관세, 상계관세 등 수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유럽철강협회는 냉연강판 아연도강판 칼라강판 등에 대해 제소를 준비중
이며 폴리에스터사 등 2개품목은 덤핑수출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96년부터 시행해온 3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사전수입감시제를 올해도
계속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밖에 자동차에 대해선 안전도및 배기가스 기준을 최근 까다롭게 바꿔
수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안전마크 부착 대상품목도 확대했다.

<> 아시아 =철강 화학제품 섬유및 의류의 수입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산 석도강판에 대해, 중국은 신문용지에 대해 반덤핑
여부를 조사중이다.

또 철강제품에 대해선 수입물량이 계속 늘어날 경우 규제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대만은 PVC 등 유화제품과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 대응책 =KOTRA는 거센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기 위해선 정부차원에서
양자간 협력을 통한 사전 수입규제 움직임을 차단하고 상설협의회를 활성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WTO(세계무역기구) 등 다자간협상기구를 적극 활용하고 주요 수출
상대국과 상호규격인증협정을 맺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기업으로서도 주요수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국내기업간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