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수산물이 설 차례상을 공략하고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수산물 값이 크게 오를 기미를 보이자 수입업자들이
조기 명태 대구 민어 등을 대량으로 국내에 들어와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 기미를 보이던 수산물 값이 안정세로 돌아섰으나
설 차례상은 연근해에서 잡힌 토종 생선대신 수입수산물이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요즘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에서는 수입 수산물이 국산을
몰아내는 양상을 띠고 있다.

생태의 경우 연근해산은 찾아보기 어렵다.

냉동명태를 녹인 이른바"후가시"가 소량 출하될뿐 일본산 낚시태(낚시로
잡은 명태)와 북한산 망태(그물로 잡은 명태)가 전체 거래량의 80%이상을
차지한다.

대표적 설 성수품 가운데 하나인 조기도 수입품이 시장을 석권했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연근해산이 제법 출하됐으나 올들어
중국산에 밀리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서울 도매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비축분을 방출하려 했으나
그만두었다.

중국산이 경매 예정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싼값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25cm 안팎의 조기를 국산은 2만~2만5천원,
중국산은 5천원선에 팔고 있다.

대구도 중국산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동해산의 출하가 줄면서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도 시세가 하락, 노량진시장에서 평소 1kg에 2만원을
웃돌던 도매가격이 1만5천원선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민어 갈치 홍어 등도 국산이 수입품에 밀리고 있다.

수입이 늘면서 수산물 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형 할인점에서 수산물 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고등어를 제외한 8개 품목에서 값이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생태는 열흘전까지 2마리에 5천5백원이었으나 3천원으로 떨어졌고 갈치는
3마리에 1만3천원에서 6천원으로, 꽁치는 5마리에 2천원에서 1천5백원으로
떨어졌다.

한 전문가는"97년9월 수산물시장이 전면개방된 뒤 수입량이 조금씩
늘어나다가 올들어 해수온도 상승으로 동해의 어획량이 줄자 이제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원산지표시가 대형시장에서는 그런대로 지켜지지만 소매시장에서는
거의 무시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국산과 수입품을 혼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