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이등휘) 대만총통이 31일 국가적인 경제위기 발생가능성을 직접
경고했다.

리 총통은 이날 출입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올해의 당면한 문제는
정치 문제보다 경제문제일 가능성이 더 많다"며 대만에도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총통이 직접 경제위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또 본토(중국)의 경제상황도 대만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 중국
경제도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리 총통은 경제위기 발생요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개편된
내각이 이런 도전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미국 경제지 포천은 최신호에서 대만이 지난해에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피해 갔지만 다음번 금융위기의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포천은 대만과 중국의 긴밀한 경제관계로 볼 때 대만에서 금융위기가 발생
한다면 미국과 중국도 결코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말 현재 대만은행들의 대출금 미회수율이 4.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대만중앙은행은 밝혔다.

대만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48개 은행의 4.4분기 총 대출 연체금이
5천356억 대만달러(165억9천만 미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은행들의 해외지점과 서민 금융기관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미회수 대출금은 8천억대만달러를 웃돈다고 밝혔다.

특히 대출금 연체가 가장 높은 부문은 제조업으로 전체의 26.5%를 차지했다.

중앙은행의 은행감독부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아시아 경제위기로 촉발된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예산통계국은 지난해 6천여개의 기업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