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홈페이지를 개설해놓고 소비자에게 직접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전자
상거래가 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한 농산물 판매는 지난 97년께부터
시작돼 지금은 직거래되는 품목만 3백8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화하고 있
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중간 마진 등이 생략돼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한데다
생산자의 이름이 걸려 있어 "신뢰가 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홈페이지(www.sanghwang.com)를 통해 농산물
판매에 나선 구천모씨(42.안동시 상황농장)의 경우 지난해 상황버섯 1백kg을
판매해 1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구씨는 철저히 인터넷 판매만 한다.

전날 받은 주문을 다음날 택배로 보내는데 이에 따른 비용은 가격의 10%에
불과하다.

그는 "인터넷 판매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 등 해외교포로부터도 주문이 들어
오고 있다"며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어 공급이 항상 달리는 상태"라
고 말했다.

홍화를 재배하는 배문열씨(39.칠곡)도 지난해 2월 홈페이지(www.honghwa.c
om)를 개설해 연간 판매량을 8백 에서 1천5백 으로 끌어 올린 경우.94년 교
사생활을 그만두고 귀향한 그가 지난해 올린 소득은 1억원.

인터넷 판매가 전체 판매의 35%를 차지할 정도이나 매월 10% 이상 신장되고
있는 상태다.

토종 홍화씨의 효능을 알리는 E메일을 통신 이용자에게 발송해 "사이버 농
민"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수출에도 나설 계획.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북안농산도 지난해 영문과 한글로 홈
페이지(www.pukan.co.kr)를 만들어 국내 및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북안농산은 주문서를 기재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도록 하는 등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도입한 대표적인 경우.

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하기 위해 일단 물건을 받은
후 돈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사이트 개설후 1년만에 5만8천명이 접속할 정도로 국내외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밖에도 류충현 버섯농장(www.mushroom.co.kr), 안동 산촌마을 메디칼농원
(www.agaric.co.kr), 의성 우리농민 홍화(www.changeup.co.kr/honghwa) 등도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경북도도 이같은 추세에 맞추어 포항 부추, 김천 포도, 울릉도 오징어, 향
나무공예품, 안동포, 하회탈 등 도내에서 생산되는 55개 농수산물과 생산자
를 경북도 홈페이지(http://www.provin.kyongbuk.kr)에 등록해 소비자와 직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전자상거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홈페이지
개설 절차와 판매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