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밤부터 새벽사이 서울 인천 수원 등지에 이번 겨울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폭설이 내렸다.
인천 13.4cm, 서울 8.5cm, 강화 9.0cm, 수원 5.6cm를 기록하는 대폭설
이었다.
하지만 기상청은 28일 오후 5시께 "경기북부 강원 지방에 약간의 눈이
오겠다"고만 예보했을 뿐이었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대한 폭설예보는 전혀 없었다.
특히 기상청은 이날 눈이 내리기 시작한지 무려 1시간이 지난 새벽
12시40분께 부랴부랴 대설주의보를 발표하는 등 "뒷북예보"로 일관했다.
각종 첨단기상장비를 예보에 활용하는 기상청이 맨눈으로 하는 일반인의
예보수준보다 못했던 것이다.
기상청의 "하나마나한 예보"는 29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안겼다.
구청들은 손을 놓고 있다가 제설작업에 허둥댔으며 지하철도 평균 10분 정도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서울시는 28일 밤 늦게부터 이날 아침까지 연인원 2만2천여명이 넘는 인력을
제설작업에 투입했지만 폭설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약한 저기압이 서해상을 넘으면서 습기를
대량으로 흡수해 폭설이 내렸다"며 "단기간에 일어난 기상변화라 미리
예측키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