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가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이상 걸릴 것이라고
브라질 고위 경제 당국자들이 잇따라 전망했다.

프랑시스코 로페스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23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변동환율제 실시등 적극적인 금융 안정화 조치로 레알화 가치가 서서히
회복되고 연 41%에 달하는 고금리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변동환율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는데 3개월 정도 걸리고 금리
안정 등 경제 전체가 정상화되는데 다시 3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통화당국이 금융위기의 장기화를 우려하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로페스 총재는 그러나 "브라질이 자본 통제를 실시한 다음 결국에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라는 풍문에 대해서는 "만일 그같은 일이 일어날
경우 브라질은 연간 2백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직접 투자를 잃게 될 것"
이라며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을 일축했다.

페드로 말란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환율제도로 통화가치
가 안정되는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환율변동에 상한선을 두지 않고 변동 환율제를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말란장관은 레알화 평가절하가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인
하면서도 "환율제도 변경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영향에 불과하며
80년대와 같은 천문학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
했다.

한편 레알화는 지난주말 달러당 1.71-1.73레알에 마감돼 환율 자유변동을
허용한 이후 29.17%가 절하됐다.

또 외자이탈도 계속돼 새해들어 지난 21일까지 총 69억달러의 외국자본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주 레알화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지난주중 레알화 가치가 달러당
1.77레알까지 떨어지자 환율방어를 위해 2억-3억달러의 달러를 매각했다.

한편 브라질의 통화가치 하락이 계속되면서 남미지역 전체에 걸쳐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주 미국 재무부와 달러 도입 문제에 대한 협의에
착수했고 민간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 수준으로
낮추어 잡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97년만해도 8.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나 지난해
3.4분기중엔 2%를 겨우 넘는 부진한 성적을 냈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