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기업 창고에는 재고가 넘쳐흐른다.

상점주인은 무엇을 팔아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경기위축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불경기에도 팔리는 상품은 있게 마련이다.

일본 주간지인 다이아몬드는 최근호에서 불경기의 판매 비결을 제시했다.

"소비 패턴을 분석하면 불경기가 오히려 보약이 되고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

<>세대간 울타리를 넘어라=연령층간 소비패턴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특정 연령층 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 마케팅 전략으로는 전기를 마련하기
힘들다.

야마하 피아노는 30~40대를 대상으로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아빠, 엄마"들이 자녀와 함께 피아노를 치려한다는 성향을 노린 것.

야마하는 현재 1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내의업체인 와코르는 여고생들이 어머니의 따뜻한 내복을 빌려입는다는
점을 간파했다.

중년층을 대상으로 했던 내복의 시장 타깃을 학생으로 돌려 작년 50만벌을
팔았다.

연령파괴인 셈이다.

<>가정의 소비패턴 변화를 노려라=불경기로 가계지출에 변화가 일고 있다.

사치품 구입을 최대한 줄이는가 하면 내구재 구입은 가급적 미룬다.

그러나 적은 돈으로 "알뜰한"만족을 얻을수 있는 상품은 더 산다.

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는 냉동햄버거로 재미를 보고 있다.

샐러리맨들이 외식을 줄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세제업체인 카오는 집에서도 드라이 크리닝을 할수 있는 세제를 판매해
히트를 쳤다.

가정 소비패턴의 변화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단순화 흐름을 타라=불경기에는 가격 절감이 경쟁력이다.

필요없는 서비스를 과감히 줄여 가격을 낮춰야 한다.

아웃소싱(외부조달)도 방법이다.

도쿄 중심가의 이발소인 규비네트는 머리 깎는 외엔 어떠한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이발후 머리를 감아주지도 않는다.

소형 진공청소기로 머리카락을 흡수하는 정도다.

고객은 번호표를 사 이발소로 들어간뒤 스스로 가운을 입고 이발사를
기다린다.

이발사가 하는 일이라고는 머리깍는 일 밖에 없다.

요금은 다른 곳의 5분의1에 불과하다.

이발 시간도 10분으로 줄였다.

요즘 이 이발소에는 한달 평균 5천여명이 몰려들고 있다.

<>복고풍을 시도하라=불경기에는 화려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뚜렷해 진다.

옛날 히트했던 제품을 다시 판매하면 의외로 성공할수 있다.

새로 개발한 제품에도 복고풍을 가미시키면 유리하다.

전자기기메이커인 일본콜롬비아는 10여년전 팔았던 미니 LP녹음기를
다시 판매하고 있다.

CD녹음기에 식상해하고 있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것.

이 회사는 지난 3년동안 LP녹음기를 무려 30만대나 팔았다.

LP판 특유의 부드러운 음질이 소비자를 감동시킨 결과다.

화장품업체인 카네보와는 지난 82년 히트했던 샴푸 "사라"를 작년 2월에
다시 판매, 5개월동안 무려 6백만병을 팔기도 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