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Korea가 시작되나"

유럽계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동안 몸을 움츠렸던 외국인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이번 재료를 놓고 증권업계의 시각이 여러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지난연말부터 미리 반영됐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 반면 외국인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게 돼 중장기
적으로 큰 매수세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피치IBCA보다 영향력이 큰 무디스나 S&P가 한국국가신용등급을 투자
적격등급으로 올렸을 때 영향력은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매매동향 =외국인들은 올들어 순매수와 순매도를 거듭했다.

순매수의 경우 그 규모가 하루 5백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일에는 1천8백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로 한전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한전의 경우 4백3억원어치를, 삼성전자의 경우 5백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계증권사 영업담당자들은 "주요 매수세력은 미국계 유럽계 투자자들"
이라고 전했다.

엥도수에즈의 WI카증권의 이옥성 지점장은 "한전 삼성전자로 매수세가 몰린
점으로 봐서 그동안 국가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상태에서는 투자제한을 두고
있던 큰 외국기관들이 매수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전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들이어서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투자기준을 적용, 투자규정상 지금까지 투자를 꺼렸으나 이젠 달라졌다는 것.

그만큼 신규 투자자들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지난 한햇동안 투자부적격이었을 당시에도 5조6천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는 점에서 신규 자금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등급 상향조정 영향 =조만간 S&P나 무디스가 한국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경우 영향력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외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국민투신의 최남철 주식운용1팀장은 "국내 기관
투자가나 일반인들은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식으로 매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투자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헤지펀드, 중소형군소펀드들이 많이 투자했으나
향후에는 연기금등 그동안 투자를 주저했던 대형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국내외 증권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기존에 들어
왔던 외국인들이 상당한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초에 비해 달러기준으로 한국주가가 두배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용등급상향조정 가능성이 주가에 미리 반영돼 추가 외국인매수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 템플턴등 기존에 들어왔던 투자자들은 한전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