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 논란을 빚고 있는 규제개혁관련 법안중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할
대상법안은 1~2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오는 1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규제개혁의 취지가
크게 퇴색된 법안중 상징적으로 1~2개 법안만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거나
재개정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법률 전체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미
이뤄진 규제개혁마저도 원점으로 되돌리게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9일 "규제개혁 내용중 일부만 이익단체
등의 로비로 변질되고 대다수 개정조항이 개혁정신을 반영한 경우는 개정
법안을 시행해 가면서 변질조항만 재개정하는게 신속한 규제개혁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거부권 행사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이거나 앞으로 제출될 규제개혁
법안중 이익단체의 이해관계나 의원들의 정파적 이해에 따라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변호사법, 세무사법, 법무사법 등의 변질 가능성에 경고 겸 쐐기를
박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대상 법안으로 <>공중위생관리법 제정안
<>증권거래법 개정안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3건이 거론되고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은 기존의 공중위생법을 폐지하고 대체법안으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당초 규제개혁위가 없애기로 결정했던 공중위생업소에 대한 시설
기준을 존치시켰다.

증권거래법 개정안은 당초 폐지키로 했던 증권거래소 이사장, 선물거래소
이사장 등에 대한 임명승인권을 재경부장관이 계속 행사할 수 있도록 변질돼
통과됐다.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을
설치할 때 당초 없애기로 한 신고의무를 그대로 살려놓았다.

정부는 규제개혁 변질법안에 대한 재개정 절차를 논의, 재입법이 필요한
법률에 대해서는 입법예고,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늦어도 올 정기국회
이전에 법률을 제출할 방침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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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변질된 규제개혁 법안 ]

<> 증권거래법

- 규제개혁 내용 : 증권거래보 이사장, 증권예탁원 사장, 선물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재경부장관 임명승인권 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처리방침 : 재의요구검토(거부권 행사)

<> 공중위생관리법

- 규제개혁 내용 : 공중위생업소에 대한 시설기준 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규제개혁 내용 : 업소설립 신고제 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통보제로 전환

- 처리방침 : 재의요구검토(거부권 행사)

<> 체육시설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 규제개혁 내용 :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 설치 신고의무 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처리방침 : 재의요구검토(거부권 행사)

<> 택지개발촉진법

- 규제개혁 내용 : 택지를 공급받거나 취득한 사람이 3년 이내에 주택 등
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이를 되팔도록 조항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처리방침 : 재개정 추진

<> 건축법

- 규제개혁 내용 : 대형건축물에 대한 시.도 지사 사전승인제 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처리방침 : 재개정 추진

<>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 규제개혁 내용 : 한 교습소에서 1과목만 교습토록 한 조항폐지
- 수정.변질된 내용 : 존치
- 처리방침 : 재개정 추진

<> 세무사법 및 법무사법

- 규제개혁 내용 : 세무사회 등 사업자단체를 임의단체로 바꾸고 가입도
회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기도록 개정
- 수정.변질된 내용 : 계류중
- 처리방침 : 원안대로 통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