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싱가포르에서 일어난 "99버그"와 비슷한 사건이 국내에서도 벌어졌
다.

5일 새벽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실려온 조모 할머니(1899년 12월26일생)의
입원수속을 위해 컴퓨터에 "991226-<><><><><><><>"를 입력하자 모니터에 조
할머니 기록을 제외한 40여명의 기록이 사라진 것.

전산실 직원이 달려와 조할머니 자료를 삭제하고 30분만에 다른 다른 환자
의 기록을 신속 복구했다.

병원측은 개원이래 조할머니가 최고령 환자인데다가 컴퓨터 프로그램상 18
00년대를 인식하는 기능이 없어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측은 19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을 기록할때에는 모두 1901년으로 가입
력해 환자를 관리하기로 지침을 정해놓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신입 전산직원이 이를 충분히 주지하지 못하고 "99122
6-<><><><><><><>"를 입력하자 컴퓨터가 아직 다가오지 않은 1999년 12월26
일로 인식하고 이같은 작동 오류가 생겼다고 병원측은 해명했다.

그러면서 연도입력 잘못으로 전산운영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지는 "밀레니엄
버그"나 "99버그"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해프닝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밝
혔다.

이 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은 연도를 인식하는 전산장치및 컴퓨터칩이 내
장된 의료기구를 대상으로 올 연말 이전까지 연도인식 시스템을 4자리숫자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보건의료기술연구기획평가단 김성현 실장은 "대형병원은 나름대로 "밀레니
엄 버그"에 대비하고 있지만 중소병원은 문제인식과 예산이 부족해 대비가
미온적"이라며 "2000년에 접어들면 이로 인한 의료사고가 적잖을 것으로 우
려된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