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후원회"

29일 오후 여의도 정가에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흘렀다.

"폐암선고"를 받고 투병 중인 한나라당 제정구 의원을 돕기위해 국회 후생
관에서 열린 후원회에 여야 의원 1백여명을 비롯 각계 인사 3백여명이 참석
해 격려의 뜻을 전달한 것.

이날 후원회는 제 의원과 친분이 깊은 한나라당 이부영 김문수 이미경 의원,
국민회의 김상현 김근태 임채정 의원 등이 제 의원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
다.

지난 9월 폐암에 걸린 사실을 처음 알게 돼 그동안 한방요법을 받다 최근에
는 서울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제 의원은 현재 경기도 시흥에 있는
자택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따라서 후원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부영 의원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치료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제 의원의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해
돕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 의원은 후원회 개최를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의정활동도 제대로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만류했다는 것이다.

제 의원은 투병중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정기국회 국정때는 서면으로 질의를
하는 등 의정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에 올랐었다.

이날 후원회에는 박형규 목사가 참석, "격려의 말과 기도"로 제 의원의
쾌유를 기원했고 여야의원을 비롯해 시인 김지하씨, 연극인 손숙씨 등 제
의원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