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는 채권단의 금융제재조치에 대해 이날 직접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LG는 그러나 이날 ''금융제재 조치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번
제재조치로 인해 수출에 차질을 빚고 협력업체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
이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LG 관계자는 "귀책사유가 평가기관인 ADL(아서D리틀)에 있는데도 제재를
받아 억울하다"면서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ADL 보고서의 허구성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최후까지 귀책사유가 ADL에 있음을 밝혀 금융제재에서 벗어나겠다
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정부가 LG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얼마나 견딜수
있느냐 하는 점.

재계 일각에서는 신규여신이 중단되고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을 연장해 주지
않을 경우 LG가 오랫동안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그러나 LG는 15개 평가항목중 하나도 우위를 주지 않은 ADL(아서D리틀)
보고서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법원에서 이를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LG는 법원결정이 나올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미
지난달부터 나름대로 "홀로서기"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왔다.

LG가 준비하고 있는 홀로서기를 위한 재무구조개선 방안은 크게 4가지.

<>부채비율이 높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사업부의 양도 <>유상증자
<>자산재평가 <>외자유치 등이다.

LG는 이들 4가지 방안중 유상증자는 지난 25일 실권주청약까지 마침으로써
사실상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LG는 유상증자대금으로 5천5백25억원이 최근 유입됐다고 밝혔다.

TFT-LCD사업 양도도 연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충북 청주 본사에서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양도를 결의한다.

자산 1조3천억원, 부채 1조1천1백50억원인 TFT-LCD 사업부를 계열사인
LG-LCD에 양도하면 LG반도체는 1천8백50억원의 양도자금이 들어오고 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게 된다.

자산재평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1일을 기준으로 토지 건물 기계 등의 자산에대한 재평가가 진행중
이며 이로인해 연말에는 8천억여원의 차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자산재평가는 자금유입효과가 없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지므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LG는 기대한다.

LG는 TFT-LCD사업 양도, 유상증자, 자산재평가등이 완료되는 연말에는
자산 6조8천8백억원, 부채 4조5천8백억원, 자본 2조2천9백억원으로 지난
6월말 6백17%이던 부채비율이 1백98%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최악의 제재 수단인 워크아웃대상기업으로 지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여신을 회수당할 경우 견딜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들어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LG는 현재 기술제휴선인 일본의 F, 미국의 대형 컴퓨터회사인 I,G사 등과
외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다.

구본준 사장이 ADL을 상대로 소송제기방침을 밝힌 지난 27일에도 구본무
그룹회장은 외자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LG는 외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