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살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살았다.

최근 주가가 회복되긴 했지만 한때 종합주가지수 300선마저 붕괴되자 자본
시장이 이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는 가격제한폭을 15%로 확대하고 토요휴장제를 실시하는 등 증시 선진화
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홍이사장을 만나 파란만장했던 98증시를 되돌아봤다.

-주가가 외환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했는데 적정수준으로 보는지.

"증시가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다.

최근 주가상승은 금리인하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배경이다.

그러나 일부 개인투자자의 단기 뇌동매매는 현명한 투자행태라고 할 수
없다"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 확대로 국부유출 등 비판적 견해도 있는데.

"올들어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액이 5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증시를 회생시킨 원군이다.

또 개별기업의 내재가치에 근거한 분석위주의 선진 투자기법을 전파하는 등
증시 선진화에 기여했다"

-가격제한폭 확대 등 증시관련 제도가 변경된뒤 투기과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최근 주가 급등락은 제도보다는 유동성에 기초한 일부 개인투자자의 단기
뇌동매매가 원인이다.

그러나 일반인도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에 점차 적응하고 있어 곧 안정을
찾을 것이다"

-파생상품 운영권을 둘러싸고 내년 3월 설립되는 부산선물거래소와 여러가지
진통이 있었는데.

"선물옵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간의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관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선물거래소가 설립되고 나면 서로의 취급상품을 특화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해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정부의 경기부양 및 국내외 금리하락 등 경제여건 개선과 구조조정의 가시
화에 따라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종되고 투자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
된다.

기업들이 부채를 줄이고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어 증시가 활력을 얻을 것
으로 판단된다"

-금년에 가장 힘들었던 일과 보람됐던 일은.

"많은 기업들이 부도등으로 상장폐지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

김대중 대통령이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했을때 국제금융인 조찬모임에서
한국의 투자메릿을 설명해 큰 호응을 받았던 것은 잊지못할 추억이다.

주가지수 선물옵션 등 금융파생상품이 뿌리내린 것도 보람된 일로 기억에
남는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