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류비 부담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미국 일본등 선진국 기업의 2배에 달해 경쟁력
약화의 주요 요인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백6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98 기업물류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은 지난해 매출액의 12.9%를 물류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천원짜리 제품을 팔면서 1백29원을 물류비로 지출한 셈이다.

이는 96년(12.6%)보다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9.0%)이나 일본기업(6.4%)의 1.5~2배, 유럽기업(영국 4.7%)의
3배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전체 산업의 평균치보다
높은 13.2%에 달해 제조업의 물류합리화가 시급한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올 상반기동안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때마다 4원
밑지는 헛장사(경상이익률 마이너스 0.4%)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을 12%아래로만 낮추더라도 경상이익률을 플러스 1%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상의는 분석했다.

제조업체들의 물류비 비중은 96년 12.8%에서 지난해 13.2%로 증가한
반면 유통업체들은 10%에서 8.9%로 1.1%포인트 감소했다.

상의는 이에대해 "유통업체들이 물류관리를 잘해서라기 보다 물류비용을
제조업체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사대상 업체중 지난해보다 물류비 비중이 늘어났다고 답한 기업은
절반을 훨씬 넘는 64.2%에 달했다.

이 가운데 23.3%가 유가상승을 물류비 증가의 주요원인으로 지적했으며
물동량 증가(14.7%),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12.2%)등도 물류비 증가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밖에 인건비 상승(11.4%), 도로체증(10.7%)등도 기업들의 물류비를
가중시키는 원인이었다.

반면 조사대상의 32.2%는 매출액 대비 물류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물류비 감소원인은 물류관리의 개선이나 합리화가 아니라 불황에
따른 물동량 감소(20.5%), 물류인력 삭감(15.9%)등이었다.

물류비를 기능별로 나눠보면 총 물류비중 절반을 훨씬 넘는 63.6%가
운송비였고 보관및 재고관리비 22.7%, 하역비 6%, 포장비 4.9%, 물류정보및
관리비 2.3%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으로 아웃소싱을 도입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고 있었다.

물류기능을 외부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기업들이 지난 96년에는 3.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9%로 3배이상 늘어났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