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빚이 해마다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에 재정(일반회계)적자를 메우기 위해 올해의 2배에 이르는
29조6천억원어치의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정부의 중기재정전망(99~2002년)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나라빚(국가채무)이 작년말 47조원에서 올해말 73조원으로, 2002년말에는
1백6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명목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국가채무비율은 작년말 11.2%에서 올해말
17.1%, 2002년말 28.1%로 올라간다.

한국은행은 보증채무인 64조원 규모의 금융구조조정 재원조달용 채권
가운데 41조원가량을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보면서 이를 포함하면
2002년말 국가채무비율이 35%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5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이
늘어나면 국가채무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국가채무 비율이 높으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및 시장금리 상승을 초래해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국가채무비율(50~70%)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국가채무는 일단 누적되기 시작하면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속성이 있어 서둘러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해 한은은 먼저 금융기관 구조조정비용, 실업대책비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재정지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기능의 재정립을 통한 기구축소, 공기업 매각 확대 등으로 재정적자
규모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내년에 재정(일반회계)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고채
13조5천억원을 포함,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상환 등을 위해 총 29조6천억원의
국채를 새로 발행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올해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조4천억원을 제외하고
국내시장에서 모두 14조5천억원 어치의 국채를 발행했었다.

재경부는 이처럼 발행물량이 늘어난 국채를 원활히 유통시키기 위해 금융
기관들로 구성된 기존의 국채인수단을 내년 6월로 폐지하고 7월부터는 우량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채전문딜러를 지정키로 했다.

국채전문딜러로 지정되면 국채를 발행시장에서 독점적으로 인수하는 대신
만기때까지 국채를 갖고 있지 않고 수시로 사고 팔아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의무를 갖게 된다.

재경부는 국채입찰 방식도 현재 서면입찰에서 내년 1월부터는 한국은행
금융망을 통한 전자입찰 방식으로 전면 개편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채를 인수하려는 금융기관은 입찰때마다 한은에 입찰서류를
접수시킬 필요없이 컴퓨터 단말기로 입찰정보를 조회한 후 응찰액과 금리를
넣어 낙찰받는 등 모든 절차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차병석 기자 chabs@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