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영 외교통상부장관이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경영진단팀의 실사 완료를
앞두고 또다시 통상교섭본부 폐지 방침을 강력히 천명했다.

24일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홍 장관은 지난달 5일 통상교섭본부를 폐지하
고 부장관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지난 22일 고위간부들과
의 토론에서도 "조직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
조했다는 것.

홍 장관은 지난달 자신의 발언에 대해 교섭본부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파문
이 일자 "함구령"을 내린 이후 한달만에 스스로 다시 조직개편문제를 꺼낸
셈이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달에는 한덕수 본부장의 해외 출장 중에 홍
장관이 말을 꺼냈지만 이번에는 한 본부장까지 참가한 자리에서 교섭본부
폐지를 강조했다"며 "이는 장관의 입장을 외교부의 공식적 견해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또한 홍 장관의 교섭본부 폐지방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영진단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내부 단속용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외교통상부 경영진단팀은 부장관제를 실시해 본적도 없고 통상교섭본부
가 출범한지 10개월 밖에 안됐지만 올해 상당한 활동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홍 장관의 "부장관제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관 취임 이후 통상문제에 대해선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던 탓에
통상교섭본부를 "별동부대"로까지 불렀던 홍 장관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