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까.
국제경제 전문가들도 탄핵정국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의 정국불안이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외무역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탄핵정국의 돌파구를 해외부문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달러화 가치하락과 미국주가 약세도 염려되고 있다.
달러하락은 엔화와 동남아 통화가치를 끌어 올려 이 지역 경제회복에도
부정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미국 주가하락은 유럽과 아시아증시의 동반락을 초래,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하원의 탄핵안가결은 세계경제에 득은 없고 실만 크다.
<> 대외무역공세 강화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탄핵정국의
돌파구를 "무역"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현재로서는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데는 대외 문제보다 더 좋은게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국민과 기업들은 무역적자 확대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악화는 필연적으로 종업원 감원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앞으로 수출부진이 지속될 경우 미국민들은 정부의 무역전략
실패를 거론하면서 클린턴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 밖에 없다.
이같은 불만은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사임요구로 비화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는 여론의 구미에 맞는 대외정책, 즉 해외시장
개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성립된다.
미국의 시장개방 주타깃으로는 일본과 중국이 유력하다.
올해 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이미 각각 6백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미국의 반덤핑공세 강화도 예상된다.
반덤핑공세의 주요 대상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아시아
및 중남미 개도국들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이미 한국 대만 멕시코의 철강수출품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앞으로 가전제품과 반도체등으로 반덤핑 제재가 확산될 수 있다고 통상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 미국 금융시장 혼란 =정국의 불확실성은 금융시장의 최대 악재다.
불투명한 클린턴장래와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향후 미국 주가와
달러화는 약세 기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월가의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은 당장 이번주의 뉴욕증시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커스트러스트은행의 애널리스트 존 윌리엄스는 하원의 탄핵안 가결후
첫 증시가 열리는 21일 다우존스주가지수가 1백포인트이상 빠질 것으로
점쳤다.
그후 약세가 이어지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한차례 폭락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세계증시의 동반하락이 우려된다.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1백10엔 근처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핵정국으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자리까지 흔들릴 것이라며
달러가 1백10엔 아래로 폭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따라 초엔고현상이 전개되면서 한국 원화나 태국 바트화 등 아시아
통화가치들도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 지역 경제회복의 필수조건인 수출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