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지만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국회의 사회적 대화 기구가 마련한 ‘인공지능(AI)산업 관련 잠정 합의안’도 거부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적 대화 2.0’이 출범부터 삐걱거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노동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언급하며 노동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규직을 뽑으면 어려운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보니 비정규직을 고용한다”며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갖추면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토론회 현장에서 대통령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사용자에 대한 대항권이 없는 한국에서 고용 유연화는 자기 결정권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서는 정리해고와 인사 압박을 통한 구조조정이 수시로 일어나는 등 고용이 경직돼 있지 않다”며 “사회안전망으로는 이런 것을 해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기간제 사용 기한 2년 제한을 해소하는 방안과 호봉제를 둘러싼 세대 갈등도 언급했지만 김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경사노위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민주노총도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국회 주도 사회적 대화 기구가 마련한 ‘AI 중심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안’을
서울의 한 20인 규모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도 육아휴직을 쓰지 못했다. 회사에 관련 제도가 있는지조차 몰랐고, 물어보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달리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고용노동부가 2026년부터 소규모 사업장 점검 항목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다시 포함하기로 했다. 고용부의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은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이 스스로 근로조건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개선하도록 돕는 제도다. 이번에 개편된 점검표에는 그동안 빠져 있던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관련 항목이 다시 담겼다.이번 변화는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운영하는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반영된 결과다. 해당 항목은 2022~2023년 한시적으로 포함됐다가 제외된 바 있으나, 센터 측이 소규모 사업장의 제도 사각지대를 꾸준히 지적하면서 재도입으로 이어졌다.실제로 소규모 사업장의 제도 활용 수준은 대기업과 큰 격차를 보인다. 2024년 기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여성 26.9%, 남성 17%에 그쳤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육아휴직 제도를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52.1%로, 300인 이상 사업장(88.3%)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제도가 있어도 알지 못하거나, 눈치를 보느라 쓰지 못하는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현장 상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된다.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는 2025년 한 해 동안 출산휴가,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과 관련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조달청 운영 쇼핑몰(나라장터) 물품 상당수가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납품된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달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옛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와 조달청은 2005년부터 공공기관이 나라장터를 통해서만 물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입점업체가 납품단가를 시중가보다 낮게 유지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민간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하면서 나라장터 물품 가격이 오히려 시중보다 비싸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조달청은 매년 나라장터 전체 등록 제품 중 98%(약 77만 개)에 대해 기본적인 가격 모니터링조차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이 나라장터 등록 제품 370개를 표본으로 시중품과 가격을 비교한 결과 스피커와 심장충격기 등 157개 제품의 납품 단가가 시중가 대비 최소 20%에서 최대 297%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시중 제품과 설치 조건이나 규격만 일부 달리하는 방식으로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들어 고가 납품을 이어왔다.고품질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우수제품 지정 제도’와 혁신성·공공성 있는 시제품의 초기 판로 확보를 지원하는 ‘혁신제품 지정 제도’도 부실하게 운영됐다. 특정 품목의 수의계약 비중이 90%를 넘거나 저가 수입품이 고가 우수제품으로 둔갑한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혁신·우수제품 지정 기준 정비, 수의계약 관리 강화 등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통보했다.김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