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즉각적으로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와 금값이 뛰었고 안전한 미국국채로 자금이 몰려들었다.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지나친 하락세를 보여온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을
제외하곤 다른 시장은 요동장세는 아니었다.

달러는 시간이 가면서 한때 약세로 돌아서는 "기현상"을 보였고 세계
증시도 크게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어느정도 예견됐던 사태인데다 아주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정치적 저의까지 연계돼 있어 시장은 이번 사태를
"전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다소 불안정한 시장의 상황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금융시장 =공격이 시작되자 달러화는 즉각 강세로 돌아섰다.

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달러당 1백17.09엔까지 상승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진정됐으나 1백16.80엔으로 마감됐다.

하지만 17일 도쿄 시장에서는 달러당 1백15엔 대에 거래돼 전날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이에대해 도쿄의 한 은행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이라크 사태보다는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정성이 높은 미 재무부증권(TB)에 사자 주문이 몰려
30년 만기 TB수익률이 전날의 연 5.02%에서 4.99%로 떨어졌다.

반면 정크본드 및 신흥시장 채권 가격은 예상대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라크 공습소식이 "뉴욕에는 호재, 다른 나라에는 악재"가
됐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개장초 1% 가까이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0.37% 하락한 8천7백90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라크 공습과 이에따른 하원의 클린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연기 소식이 하락폭을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비해 아시아 증권시장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의 닛케이주가가 1% 가까이 떨어진 것을 비롯, 아시아 주요 증시가
1-3% 하락했다.

<> 상품시장 =이라크 공습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원유였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원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83센트나
폭등한 배럴당 12.3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원유가는 한때 지난 6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2.6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석유시설을 겨냥한 것이 아닌데다 이라크의 산유량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신 최근 연이어 열리고 있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에 더 주목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유가가 오른 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3개 산유국이 17일 마드리드 회담에서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 3개국은 국제석유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의 안전성 선호심리에 따라 금,은 등 귀금속 가격도 크게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2.2달러 오른
2백96.50달러에 거래됐다.

또 3월 인도분 은 가격도 온스당 5.075달러로 18.3센트 상승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