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대학 등록금이 여간 비싼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학생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은 등록때만 되면 등록금을 마련하느
라고 이만 저만 고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권씨는 강릉에 있는 어느 대학에 다니다가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권씨는 제대후에는 등록금이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는 미리 등록금을
낸 후에 군대에 입대했는데, 막상 제대후에는 강릉에 있는 학교를 다니기가
싫어서 다시 수능시험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덕에 권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고, 그래서 강릉에
있는 학교에는 자퇴원을 제출하고 자퇴를 했습니다.

권씨는 자퇴를 하면서 이미 납부한 등록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는데,
학교에서는 등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권씨가 여기저기 알아보니까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규칙에 의하면 부득이한 사유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금을 반환해주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권씨는 이 규칙에 의해서 등록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왜 학교에서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를 물어
오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권씨는 전에 다니던 학교로부터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권씨가 말한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에는 분명히 등록금을 돌려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부득이한 사유라는 것은 법령에 의하거나 본인의
질병, 사망, 천재지변 또는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없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권씨 경우처럼 다른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학교를 자퇴한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권씨는 전에 다니던 학교에 냈던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데,
법적으로도 권씨와 같은 경우에는 다른 구제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권씨의 경우에는 자신이 학교도 다니지 않는데 학교에서 이미 받은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학교측에서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법원은 등록금의 납부라는 것이 학교와
학생간의 계약에 의한 것인데, 학생이 자퇴를 한 것은 이 계약을 학생이
위반한 것이고 학교측에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이 그대로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학교는 등록금을 반환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