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때아닌 포도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규진출을 추진하는 업체와 이를 막으려는 기존 업체 사이에 벌어지는
뜨거운 공방전이다.

양측의 갈등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포도주 수요가 급증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포도주 수요는 중국 당국이 고량주(백주)대신에 포도주를 적극 권장하면서
부터 급증했다.

술이 너무 독한데다 식량으로 써야할 곡식을 먹어치운 다는 게 이유였다.

인민대회당 행사장의 고량주 잔에 생수가 채워질 정도로 당국은 고량주
소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그 자리를 포도주가 차지하게 됐다.

중국인들의 형편이 좋아지면서 독한 고급스럽고도 순한 포도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도 했다.

현재 중국의 포도주 생산량은 연간 30만t 안팎.

여기에 신규 업체들의 투자 계획분까지 합치면 50만t에 이른다.

6개월 사이에 생산량이 60% 이상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장위(장유) 창청(장성) 왕차오(왕조)등 중국 3대 포도주메이커들은
"포도값이 폭등하는등 이대로 가면 1년안에 포도주 산업 전체가 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신규참여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포도주 생산을 늘리면 포도생산 농가도 자연히 늘어날 것이고
결국 농민소득이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존 업체들이 국제수준의 포도주를 만드는데 실패한 만큼 새 회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민에 빠진 것은 당국이다.

포도주 마시기를 권장해놓은 터여서 누구의 손도 들기 어려운 형편이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