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충돌 사태 없이 기립표결이 진행됐다.
그러나 표결이 시작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시에 본회의장에서 퇴장,
여당 단독으로 예산안이 처리됐다.
이로써 법정기한을 7일 넘기면서 지루하게 끌어온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마무리됐다.
<>.박준규 국회의장은 찬반토론 후 곧바로 새해 예산안을 표결에 붙였다.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김종필 총리와 박상천 법무장관 등 의원 겸직
국무위원들까지 참석한 표결에서 무소속 홍사덕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박 의장과 표결당시 미처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지 못한 한나라당 의원
2명은 기권으로 처리됐다.
예산안 통과후 김 총리는 "야당에서 우려한 제2건국위 지원 예산이 순수
민간운동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총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인사말을 했다.
<>.표결에 앞서 실시된 찬반토론에서 여야는 이번 예산안의 최대 쟁점
이었던 제2건국위 지원 예산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회의 김태식 의원은 "제2건국운동에는 야당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수 없다"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국민운동으로
승화되면 가장 생산적 예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서훈 의원은 "제2건국위 자문위원이 2만명에 달하는데
대통령이 이들을 다 만나려면 37년이 소요된다"며 "37년간 이 나라를 통치
하겠다는 뜻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새해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예산당국이 잇따라 실수를 범해 어느 해보다
국회에서 조정한 예산 규모가 커졌다.
정부는 국채발행 이자를 과대계상했을 뿐만 아니라 예산안 법정 통과시한인
지난 2일 오후가 돼서야 4천2백2억원의 재특회계 순세입 감소를 발견했다.
여당 의원들도 정부가 잇따라 실수를 하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