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한국경제는 감속성장 패턴으로 전환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은 21세기
준비를 위한 시스템 재구축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환과정의 키워드
는 바로 기대축소이다"

신한종합연구소가 내년 우리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담은 "1999 한국
대전망"을 펴냈다.

이 책에는 IMF체제 2년째를 맞는 한국사회의 변화와 전망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그려져 있다.

연구소는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을 0.7%로 전망했다.

고실업과 역자산소득효과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심리도
회복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수출마저 세계 경제의 동시불황으로 인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가 IMF체제에서 격변과 성장굴절을 겪은 해였다면 내년은 이같은
변화가 각분야로 퍼지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자리잡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져 체감불황의 정도는 올해보다
훨씬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구소측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활동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전면 재편되며 차입에 의존한 확장 일변도의 투자는 불가능해진다.

기업이 수익을 낳지 못하면 직장을 잃게 되므로 노동자도 무조건적인 임금
상승을 바랄 수 없게 될 것이다.

소비활동은 양보다 질,허세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의 내용은 크게 네가지 흐름으로 요약된다.

우선 만성적인 투자초과 현상이 줄어들고 경상거래가 균형을 이룰 것이다.

산업부문별로는 철강 자동차 유화 섬유 기계 등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대신 정보화.환경규제 관련 산업과 교육.전력.가스 등 민영화 관련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영면에서는 이사회 혁신을 통해 기존의 오너 중심에서 책임경영으로
바뀌고 재무구조도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투명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둘째 정부개입은 "사자형"에서 "여우형"으로 바뀔 것이다.

직접적인 지원과 산업육성및 보호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발.투자는
시장 자본의 선택에 맡기고 정부도 시장속에서 하나의 주체로 참가하게 될
것이다.

셋째 금융정책 기조가 시장조정자에서 시장참여자로 변한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자율적인 책임하에 감속성장 단계에 맞는 경영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금융기관 전체로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업계간에는 차별화
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대형, 틈새, 지역은행의 삼분구도로 바뀌고 증권업계는 업무종합화
와 상품별 특화라는 이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넷째 새로운 사회계약이 탐색될 것이다.

고용보장 메카니즘이 붕괴됨에 따라 생존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다.

직장위주의 업무감각보다 개인의 능력과 관련된 직업중심의 업무 개념이
중시되면서 자유롭게 일하고 능력껏 버는 프리랜서 이코노미가 각광받는다.

실업증가와 취업의 어려움으로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소비도 저소득층은 줄고 고소득층은 늘게 돼 상품 또한 두가지 시장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