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1년이상 끌어온 기업개혁의 큰 틀이 짜여졌다.
정부 재계 금융기관 3자가 7일 청와대에서 합동간담회를 열어 구조조정의
설계도를 마련함으로써 기업개혁방향과 내용을 둘러싼 그동안의 대립과
갈등이 대부분 해소됐다.
국민들은 "이제 정부와 재계는 서로 사도간의 미흡함을 느끼더라도 어렵게
이뤄낸 합의정신을 바탕으로 경제 회생을 위해 힘차게 매진해야 할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통이 컸던 만큼 이날 도출된 합의의 무게는 더할나위없이 소중하다.
3자는 기업과 기업, 기업과 금융기관, 그리고 경제주체와 국민이 함께
승리하는 윈윈(Win-Win)전략을 택했다.
3자간 합의는 특히 노.사.정 3자 합의로 노동시장의 평화를 지켰던 것처럼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 되리라는 기대가 가득하다.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이헌재도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대로 1년만 추진하면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재무구조개선에 70조원이상을 투입한다 =5대그룹은 비주력계열사및
사업부문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23조원, 유상증자로 20조원, 외자유치로
30조원(2백60억달러) 등 총 70조원이상을 조달키로 했다.
또 채권금융기관과 5대그룹은 기존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구노력과 외자유치
등을 조건으로 채권금융기관의 대출금 출자전환도 실시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회생이 어려운 한계계열사들은 대거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와 금융기관은 주력업종 중심으로 계열구조를 재편함으로써 계열사수를
현재 2백64개에서 2000년까지 1백30개안팎(금융업 31개 포함)으로 감축키로
했다.
5대그룹은 이렇게해서 내년말까지 평균부채비율을 국제적 수준(2백%)으로
개선키로 했다.
삼성과 대우는 자동차-전자 빅딜에 완전합의, 오는 15일까지 실행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두 그룹은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 가격과 교환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이 금감위원장은 이같은 빅딜이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독립기업연합체로 간다 =5대그룹은 궁극적으로 독립기업으로 가기로
했다.
또 주력기업만 살리기로 했다.
빚보증도 연말까지 업종간에, 2000년 3월까지 계열사간에 모두 해소키로
했다.
이 위원장은 "분사 사업교환 매각 아웃소싱(외부조달) 등을 통해 주력으로
집중시키는 계획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5대그룹은 <>전략적 제휴<>네트워크형 조직구조(예:ABB사) <>사업
지주회사 등 "경쟁력있는 독립기업연합체"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5대그룹은 합병을 통해 크게 갈수도 있고 사업지주회사를 통해 뭉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영 만큼은 완전히 독립돼야 한다.
책임경영주체(이사회))가 경영을 하고 주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소프트웨어
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정부는 사회적 압력과 감시, 은행의 관리, 소수주주권의 강화 등으로 5대
그룹이 지금같은 선단식 경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권의 세습과 상속 관행도 무너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다만 능력이 있다면 (세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제도와 여건이 세습체제를 더이상 끌고
가기 어렵게 만들 것이란 얘기다.
<>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엄한 제재가 따른다 =정부와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철저히 이행토록 각종 "이행담보장치"를 준비했다.
5대그룹은 우선 분기별로 구조조정계획상의 이행사항을 명시해 주채권은행에
제출키로 했다.
5대그룹은 특히 이 내용과 분기별 이행상황을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는
차원에서 공식 발표해 평가받아야 한다.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는 분기별로 단계적인 제재조치가 취해진다.
이를위해 채권단은 "이행실태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이행내용의
적정성을 평가, 주요채권단협의회에 보고키로 했다.
채권단은 사업매각 정리와 함께 여신중단 보증채무이행청구 사업매각 등
채권보전조치, 경영권이양 등을 병행해 추진키로 했다.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 대주주가 금융기관으로 바뀔 때에는 기존대주주와
약정을 맺어 기존경영진에 경영권을 부여하되 사외이사 사외감사를 파견해
경영을 감시키로 했다.
이 경우 경영실적이 부진하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다.
금감위는 이같은 채권단 활동에 대해 감독및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그룹이 손실을 부담해야 할 경우
이를 내부거래로 보지 않되 한계계열사를 연명시키는 내부거래 등은 철저히
단속키로 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분기별로 직접 간담회를 개최해 이행상황을 점검할 예정
이다.
4중5중의 감시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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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그룹 구조조정 합의 내용 ]
<> 핵심분야 중심 사업구조 개편
. 그룹당 3~5개 주력업종 위주로 개편
. 현재 5대계열 264개 -> 130개 내외
. 재계자율 사업 구조조정 통해 과잉.중복 투자 해소
<> 상호 채무보증 해소
. 이 업종간 채무보증 12조7천억원 연내 해소
<> 재무구조개선
.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 등 자구노력(5대그룹 약20조원)과 증자 통한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 경영권 유지 전제아래 채권금융기관과 대출굼 출자전환 실시
. 12월15일까지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 경영 투명성 제고
. 99회계년도 결합재무제표 작성 준비
.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 전환
. 선진화된 경영 지베구조 정착
[ 그룹별 사업구조 및 개선 계획 ]
<> 현대
. 주력업종 :자동차 건설 전자 중화학 금융.서비스
. 계열사 :63개->30개 내외
. 부채비율 :533%->194%
. 외자유치 :2002년까지 84억8천4백만달러
<> 삼성
. 주력업종 :전자 금융 무역.서비스
. 계열사 :65개->40개 내외
. 부채비율 :370%->197%
. 외자유치 :98년말까지 50억달러
<> 대우
. 주력업종 :자동차 중공업 무역.건설 금융.서비스
. 계열사 :41개->10개 내외
. 부채비율 :441%->168%(제조업)
. 외자유치 :2000년말까지 50억달러
<> LG
. 주력업종 :화학.에너지 전자.통신 서비스 금융
. 계열사 :53개->30개 내외
. 부채비율 :505%->199%
. 외자유치 :99년말까지 65억달러
<> SK
. 주력업종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건설.물류 금융
. 계열사 :42개->20개 내외
. 부채비율 :466%->200%
. 외자유치 :99년말까지 20억달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