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차대영씨의 작품은 화려하다.

화면엔 짙은 적색을 기조로 청색 녹색 보라색 등이 현란하게 뒤엉켜 있고
필선은 춤추듯 율동한다.

차돌가루와 아크릴 오일 등을 혼용함으로써 생긴 독특한 질감은 작품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차씨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아미(514-5568)
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지난 96년 이후에만 프랑스 독일을 비롯 서울 대구 광주 대전 등 국내외에서
10여차례의 작품전을 열 정도로 정력적으로 활동해온 작가의 16번째 개인전
이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 47점은 이전에 비해 이미지가 보다 단순해지고 추상화
됐다.

접착제로 차돌가루를 붙인 바탕화면에 무수한 추상적 도상을 그려넣고, 그
위에 경쾌한 터치로 꽃이나 풀 등 식물을 슬쩍 얹어 놓는 것이 기본 구성.

배경과 표면을 이중으로 처리, 깊은 울림을 얻어내는 것도 작품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선 중심화면의 좌우, 또는 상하에 별도의 화면을 이어 붙인
새로운 작업도 선보인다.

한국화 기법으로 처리된 화려한 중심화면의 옆이나 위아래에 유채로 칠해진
단색화면을 잇댐으로써 긴장과 적막, 운동과 휴식이 공존하는 느낌을 효과적
으로 전한다.

출품작중엔 가로 6.12m, 세로 3m의 대작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수상작가.

수원대 미대 교수.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