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감독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은행 증권 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 실.국장급들이
때아닌 면접시험(인터뷰)을 치르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내년 1월1일 금융감독원 출범을 앞두고 실.국장 적임자를 찾기 위한 것이다.

1차 면접대상자는 1급 66명.

그렇다고 현 1급이 국.실장 자리 42개(35국7실)를 모두 차지할 것 같지는
않다.

직급과 직책을 분리하겠다는 것이 이헌재 금감위원장(금감원장 겸임예정)의
뜻이기 때문이다.

결국 1급들은 2차 면접대상자인 1백30여명의 2급과도 경합을 벌여야 할 판.

여기에 외부인사까지 기용될 것으로 보여 경쟁률은 최소한 4.8대 1 이상이
될 전망이다.

평가는 16절지 6장 분량의 자기소개서 작성과 윤원배 금감위 부위원장
이용근 김종창 상임위원 등 5명의 위원이 실시하는 인터뷰로 이뤄진다.

이들은 희망보직과 그 이유 등에 대해 꼼꼼하게 질문했다.

인터뷰는 1일 은감원을 시작으로 2일 증감원 3일 보감원 신용관리기금의
순서로 계속된다.

5~6분 정도의 면점을 치르고 나온 한 은감원 간부는 "수많은 시험을
치렀지만 이처럼 진땀나는 시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지난주에는 평가대상자 모두 <>근무경력 <>과거 업적 <>지난해말
환란이 초래된 원인 <>앞으로의 경제전망 등을 자필로 적은 "자기평가서"를
제출했다.

일부 간부들은 못마땅한지 이를 "자아비판서"로 부르기도 했다.

한 감독기관 국장은 "대입수험생이 논술시험을 보는 심정으로 소개서를
정리했다"면서 "쓰라니까 쓰는 것이지만 나이들어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자조했다.

반면 "그동안에는 내 자랑을 한다는 것이 쑥스러운 일로 여겨졌지만 연봉제
계약제시대엔 자기 홍보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당당히 응했다"고 말하는
간부들도 있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