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기아 인수를 계기로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협력업체 재편에 본격 착수했다.

대우자동차는 1일 협력업체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대우는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협력업체 대표 간담회"를 열고 쌍용자동차
계열을 포함, 4백30여개에 달하는 1차 협력업체의 과감한 통폐합을
단행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대우자동차는 또 부품발주시 현대.기아자동차에 소속돼 있는 협력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경쟁입찰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중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부품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과감한 구조개혁과 대형화, 글로벌 경영체체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현대도 이날 기아 인수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협력업체 구조조정을 위한
세부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는 1차 밴더만 3백70개.

기아및 아시아자동차를 합치면 9백40여개로 늘어난다.

이중 1차 정리 대상은 생산부품이 중복되는 1백여개사.

현대는 이들 중복 업체는 물론 나머지 업체들로 통폐합을 통해
대형화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와 대우의 협력업체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품업체의
절반이상이 통폐합되거나 퇴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산업의 현주소=국내 자동차 우리 부품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세업체들의 난립.

지난해말 기준 국내 완성차업계의 1차 협력업체는 1천3백여개.

만도기계나 대우정밀과 같은 대형업체가 있긴 하나 이들 메이저 기업의
규모도 델파이오토모티브(연매출 32조원)나 일본 덴소(21조)등에 비하면
30~4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품질, 기술개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통폐합을 통한 규모의 대형화가
불가피하다.

<>대형화가 살길=업계에서는 대형화의 방법으로 모듈 생산방식의 활성화를
꼽고 있다.

예컨대 와이퍼의 경우 종전에는 블레이드,모터등을 각기 다른 협력업체들로
납품받았으나 이를 한 부품업체의 관리아래 최종 조립까지 끝낸 상태로
납품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소규모 업체들은 생산 부품이 유사한 대형업체들에
흡수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품 조달시 기존 협력선을 무시하고 경쟁 입찰제도를 도입,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의 자연 도태를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