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F(아시아통화기금) 구상과 관련, 전문가들은 일본의 역할강화를 통한
아시아경제의 안정에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세계최대의 채권국가이면서도 아시아각국이 위기에 휘말릴때 제역할
을 못했던 점을 비판하고 일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러나 엔블록화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경제실장은 AMF 구상에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왕 실장은 "AMF의 득실을 따지기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라며
"전반적으로 볼때 엔을 국제화함으로써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지역국가의 위기때 긴급지원할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아시아국가들을
안정시킨다면 한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국가의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으로는 일본이 국채시장을 활성화하고 아시아
각국이 발행한 국채를 낮은 금리로 매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왕 실장은 그러나 "엔의 블록화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경제적 역학관계를 볼때 기본적으로는 IMF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일본이 보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위원도 "엔블록은 모르더라도 엔화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공조체계는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내년이후 금융시장개방폭이 더욱 넓어지면 헤지펀드 등의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이같은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인 구상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장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AMF가 수혜국한테 정책시정권고까지
할것인지 위기시 구제금융만 제공할 것인지 등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구제금융창구가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우리도 자금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