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마다 무료초대관객이 넘치고 있다.

초대관객이 더 많은 공연장이 허다하다.

초대권 한장 못얻으면 팔불출 소리를 들을 정도다.

공연관계자들은 늘 공연문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 초대권발급을 자제해야한다
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기업인이 초대관객이 없는 공연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주인공은 외환카드사의 유종섭대표.

그는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외환카드 송년 사은음악회"(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객석을 모두 유료관객으로 채운다는 생각이다.

협찬사에는 일정량의 초대권을 주는 공연계 관례도 무시한 채 일반매표를
고집하고 있다.

유대표는 "공연은 공짜로 본다는 생각부터 불식시켜야 우리나라 공연문화의
질의 높일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기 돈으로 입장권을 사는 풍토가 형성되어야 공연기획사들의 재투자 여력
이 생겨 공연의 질을 끌어올릴수 있다는 뜻이다.

초대관객으로 인해 어수선해지기 일쑤인 공연관람문화를 선진화하는데도
도움된다고 그는 말한다.

공짜표가 없는 공연문화를 다지려는 유대표의 노력은 그가 외환카드사에
부임한 96년(8회)의 송년음악회부터 결실을 맺었다.

그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석이 유료매진됐고 지난해 역시 전석매진 행진
이 이어졌다.

각각 3천만원, 4천5백만원의 입장수입을 거둬 유니세프기금으로 기부했다.

올해엔 아직 60%정도의 매표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공연전까지 매진될 것
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더라도 초대권은 절대 발매하지 않을 생각이다.

공연문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대표 처럼 단 한사람의 유료관객을
위해 공연을 기획하고 연주할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와함께 관객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공연은 공짜가 아니라 자기돈을 내고 보는 것이란 일반관객들의 생각이
뿌리내려야 더 수준높은 공연문화를 향유할수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