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차를 주차한 곳이나 중요한 약속, 열쇠나 안경을 놓아둔 곳을
잊어버리는 짜증스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런 실수에 대해 노인들은 치매나 뇌기능 노쇠를 떠올리며 더욱 크게
걱정하게 된다.

65세 이상의 미국인 10%, 85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치매 뇌졸중에 의한
영향으로 기억력이 약화돼 있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들은 장기기억이 크게 저하되지 않지만
제품설명서를 이해하고 두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할때 필요한 집중력과
단기기억은 젊은이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물론 노인도 새로운 전화번호를 기억해 다이얼을 돌리거나 암산을 할수
있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갖고 있다.

나아가 반복적인 훈련으로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킬수는 있다.

맥아더 재단의 협조로 시행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훈련을 받은 노인
(65~83세)은 받지 않은 청년(19~29세)보다 단기 기억력이 높았다.

두 그룹에게 단어리스트를 보여준 후 잠시후 얼마나 많은 단어를 기억
하는지 시험했다.

노인들은 사전에 단어로 말을 만들어 얘기하는 훈련을 받았다.

뇌훈련을 받은 노인들은 훈련전보다 3배이상 많은 단어를 기억했고 청년
보다 훨씬 나았다.

전문가들은 늙어서 나타나는 인식력저하는 심장혈관질환 시력및 청력약화
피로 우울증 특정약물의 사용 등에 의한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40대 초반부터는 뇌가 점차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70~75세까지 뇌의 5~10%가 수축되지만 최근에는 알려진 바와
달리 뇌기능손상이 그리 크지 않음을 알게 됐다.

뇌혈관조영술(MRA)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를 이용한 연구결과 대뇌피질
과 뇌표면에 걸친 엷은 세포조직의 바깥층은 나이가 든후에도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뇌부위는 정보의 기억 저장 처리및 창조적 사고를 담당하는 곳이다.

또 일부 과학자들은 많은 건강한 노인들 가운데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단백단편이나 엉킨 신경섬유질 등이 발견됐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음을 발견했다.

결국 예리한 정신을 갖는 훈련과 습관형성이 노인의 인지력감퇴를 막을수
있다는 얘기다.

맥아더재단의 보고에 따르면 더 많이 공부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훨씬 지적으로 예리하다.

이를 위해서는 진지한 학습자세와 꾸준한 독서가 요구된다.

물론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과연 인지력감퇴가 예방될지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

그렇지만 뇌훈련 운동 금연 스트레스해소는 황혼기의 뇌건강을 위해 유익한
것으로 보인다.

< 서울중앙병원(하버드의대 협력의료기관) 국제교류지원실 제공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