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서 이기더라도 상대방이 미리 재산을 도피시키거나 처분해버리면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재판을 걸기 전이라도 상대방의 재산을 임시로 확보
해줄 수 있는 법적인 장치로 가압류라는 제도가 있는데, 가압류는 그 성질상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원은 신청인이 어느 정도 입증
자료만 제시하면 구체적인 조사없이 바로 가압류 결정을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다른 사람의 재산을 잘못 가압류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서울 오류동에 사는 정씨는 얼마전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다
집이 가압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알아보니 가압류를 한사람은 3년전에 정씨가 1,000만원을 빌린 적이 있는
윤씨의 아들이었습니다.

정씨는 그 돈을 약속한 날짜에 다 갚았지만, 그때 실수로 차용증을 회수하지
않았는데 윤씨가 죽은 뒤 그 아들이 빚을 갚은 줄 모르고 차용증을 근거로
정씨의 집을 가압류한 것이었습니다.

은행에서는 가압류가 풀려야 대출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가압류를 풀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럴 경우 정씨가 가압류를 푸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가압류 결정을 한 법원에 그 결정이 잘못된 것이므로 취소해달라는
이의신청서를 낼 수 있습니다.

정씨가 신청서를 내게 되면 법원에서는 양쪽 당사자를 불러서 재판을 열고,
여기서 정씨가 영수증을 제시하거나 증인을 세워서 차용증에 나와 있는 빚을
갚은 사실을 증명하면 가압류가 취소됩니다.

둘째는 상대방에게 소송을 걸어오도록 명령하는 제소명령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가압률 결정을 한 법원에 윤씨의 아들에게 소송을 걸어오도록 명령하는
제소명령신청을 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법원은 윤씨의 아들에게 일정한 기간안에 소송을 제기할 것을
명령하는데 상대방이 그 기간안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에서는
정씨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해줍니다.

셋째는 부동산을 급히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경우에
쓰는 방법으로 일정한 금액을 공탁하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가압류를 풀수 잇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 돈을 공탁하면 일단은
가압류를 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별도로 소송을 해서 돈을 주고 받을게 있는지 가린 다음에
권리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사람이 그 공탁금을 찾아가면 됩니다.

< 백윤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