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작년말 외환위기를 맞은 것은 은행 등 간접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경제시스템 탓이 크다. 앞으로는 주식 채권과 같은 자본시장을
활성화해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의 특별 보좌역으로 최근 부임한 전광우 박사는
향후 경제구조개혁의 지향점으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 재경장관으로부터 처음으로 받은 과제도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
이라고 소개했다.

-왜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하나.

"자본시장을 키우면 여러가지 잇점이 있다.

특히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은행 등을 통한 간접금융에선 상호 "관계"를 중시하는 거래가 많다.

그동안의 거래실적이나 신용 등을 기초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외부의
입김이 개입할 여지도 많다.

관치금융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그러나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선 "관계"보다는 기업의 "위험도"나 "수익성"이
투자의 잣대가 된다.

그 정도에 따라 주가나 금리가 변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투명하게 경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떤 수준인가.

"상당히 취약하다.

한 예로 코스닥시장의 1년 거래량이 증권거래소의 1일 거래량 수준이란
얘길 들었다.

미국의 경우 나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 보다
많을 때도 있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할일이 많다.

우선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 등 수요기반을 크게 넓혀야 한다.

또 장기채 발행 등 공급 여건을 개선하고 채권이 언제든지 현금화될 수
있도록 유통시장도 보다 자유롭게 해야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외채나 외환보유액 수준은 어떻게 보나.

"가용 외환보유액이 4백50억달러를 넘었으나 러시아 중남미 등 대외여건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보다 충실히 보유액을 쌓을 필요가 있다.

또 1천5백억달러를 넘는 외채의 경우 총 외채중 단기외채 비중이라든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과 같은 지표들을 고려해 외채구조를 안전
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